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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라일락 향기

부동산 사무실 앞에서 손님 맞는 단풍나무

외출길에 신호등을  건너는데 타야할 버스가  막 출발을 하면 길 건너던 발걸음

힘이 쭉 빠진다. 더더구나 10분 간격으로 다니는 버스라면 더욱더~~

며칠전 그날도 그랬다.

 놓친 버스를 아쉬워해도 어쩔 수 없는 마음 그래서 다음 버스를 기다리며

도로변의 상가를 기웃거린다.

쇼윈도우 위에서 예쁘게 손님 눈에 들기를 바라며 다소곳이 앉아있는 수제화며 운동화며

눈독을 들여보면서 "저건 너무 커~~~저건 편해 보이지면 색깔이 영 ~~내 스타일 아냐" 하면서

그러던 중 구둣집 옆 부동산 사무실로 눈을 옮기는 순간

 

 

어머나~~사무실 문 앞에서 나를 반갑게 맞이하는 한그루의 갸냘픈 단풍나무

나와는 반대로 땅 넓은줄은 모르고 하늘 높은줄만 아는지

갸냘픈 할머니처럼 힘겹게 서서 오지 않는 손님을 기다리는 단풍나무

친구들의 무리속에서 이탈한 바람에 의해 길잃은 단풍나무인것 같다.

 

사람이 일부러 옮겨다 심었다면 화분에 심었지 이렇게 보드불록 사이 보이지도 않는

땅속에 자리를 잡을리가 없는 한그루의 단풍나무가 그날 잠시 차를 기다리는 동안

 온맘을 빼앗았다.

 

 

 

서 있는 모습이 우리집에는 손님이 없는데 "어디 보자!~~~옆집 수제화집에는 손님있나?" 하면서 기웃거리는 듯 하다.

지지대라도 세워주고 싶은 동정심이 우러나게 하는 모습

아마도 부동산 사람들도 기특한가보다

뽑아버리지 않고 저렇게 하루 종일 서서 손님 맞이하는 단풍나무가 ... ...

 

보아하니 가을인데도 울긋불긋 옷을 갈아입을 녀석은 아닌듯 하지만

눈길이 자꾸 간다.

과연 언제 까지 어느만큼 자랄때까지 저렇게 지키고 있을지 잊어버리지 않고 지켜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