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동안 겨울다운 날씨로 옴싹달싹 하기
귀찮기도 하고 겨울이면 정답게 다가오는
감기라는 친구랑 사귀기 싫어 올라가지 못한
산에 올랐더니
험한 산도 아닌데 이넘의 체력은 일주일정도 쉬었다고
마구 마구 쾌병을 부리며
너무나 따사로운 날씨도 입은 옷을 벗기며
등뒤를 잡아당기는 햇살은 또 다시 봄이 오는듯...
겨울날씨가 이래서야
하니 동행한 아이는 삼한사온 모르시옵니까?...한다.
아이 역시도 주말마다 오르던 산을
얼마나 쉬었는지 붉게 달아오른 콧잔등으로 땀방울이 맺히면서
한걸음 전진 몇분의 호흡으로 더디기만 했다.
그렇게 오르니 우와~~~기분이 ...
따뜻한 날씨탓인가 아니면 지친나머지 참고 오른 성취감을 느끼며 내려오는데
나무위에서 청설모 한마리가 다가오며
고개를 갸웃 갸웃 마치 소곤거리는 이야기를 귀담아 들으려는듯 한
모습이 얼마나 이뿌든지...
자그마한 몸짓으로 가느다란 나무가지를 타는 폼이
타잔보다 당연낫다고 해야겠지
훌쩍훌쩍 잘도 건너면서 마치 따라오는듯 한 모습이
또 얼마나 눈길을 돌리게 하든지...
풍성하던 나무들의 옷들이 다 떨어져 갈라지고 짓밟혀 묻힌곳에서
청설모는 먹이를 찾아 이리저리 바삐 움직이는걸 보니
사람들이 얼마나 야속할까?
겨우내 양식을 앗아갔으니... ...겨울잠도 자지 않는다는데...
화려하던 가을은 온데간데 없고 나무들마다 도토리를 따겠다는 일념으로
무지막지 허리를 찍어내린 몰지각한 행동의 흔적들로
겨울은 앓고 있었다...거기다가 심한 가뭄으로 인한 갈증도 함께... ...
아무리 그 행위가 위법이라고 해도
세상에는 정직하게 살면 손해보는 듯 하고
반칙이나 눈속임이 늘 돋보일때도 있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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