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답게 정말 포근한 날 누런 호박 한덩이 남은걸 오전 일찍 서둘러 잡았다.
동안 단호박으로는 해봤지만 늙은 호박으로는 처음으로 끓여보는 호박죽 바쁘다는
핑계로 콩은 생략하고 찹쌀만 불려서 살짝 빻아 넣고 끓이니 갑짜기 어릴적 엄마 치맛자락
잡고 따라다니던 장날이기도 하고 엄마 생각도 나고 해서 호박죽과 호박즙을 만들어
담고 수질이 너무 좋지 않아 고생하시는 엄마께 드릴려고 산사에서 받아온 물 한통을
가지고 고향을 다녀왔다. 명절에 다녀왔지만 ...또...가고픈 곳...본인만이 느끼는
표현하지 못하는 마음이 스멀 스멀 올라오는 곳 ...아마도 엄마가 거기에 계시기 때문이겠지
언제라도 정겨운 곳... ...산과 들을 지나 마음의 추억도 함께 따라가는 곳
호박이 얼마나 잘 익었는지 색깔이 너무 고왔다.
찹쌀 불려서 살짝 빻고
소금과 약간의 설탕으로 간을 해서 끓인 첫 작품
날씨도 너무 포근하고 해서 엄마랑 들녘에 냉이를 캐러 갔더니 겨울내내 잘 견딘 튼실한 뿌리
대충 씻어와서 다듬고 다시 씻어 놓으니 제법 강한 향기가 가득 퍼진다.
그동안 얼어있었던 땅이 입춘이라고 호미가 잘 들어가면서 어릴적 봄나물 캐던 생각도 나며
얼마나 재미있든지 정신 없이 캐다 보니 이제 막 발 내미는 봄을 다 캐온 듯 하다.
요즘은 온 들녘이 비닐 하우스로 가득하니 나물 캘 만한 밭도 없어지고 자연산이 아니라
재배를 하는 곳도 있다니... ...참...그리고 오늘도 역시 끝없는 사랑을 보따리 보따리 안고
돌아왔다.당분간 장을 보지 않아도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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