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보 배추
어떤 책을 통해서든 어떤 메스컴을 통해서든 인상 깊게 본 것을
아무 계획 없는 곳에서 또는 생각지도 못할때 마주했을때는
마치 오래전에 알고 있은 듯 하기도 하고 무지 반갑기도 하다.
"아~~~저거 봤는데...아는데.....아~~~저거!~~~~"
이런 반응이 나오는 건 당연하다.
몇년전에 본 "야생초 편지"는 정말 재미있게 보고 아끼는 책중의 하나다.
무엇보다도 감옥살이 하면서 풀 한포기 한포기에 대한 관찰하여 그림과 효능을 적은 것이고
그 풀들이 어릴적 지천으로 밟고 뜯고 무심코 지나치기도 또는 쇠 풀로 뜯기도 하든 것들이라
알게 모르게 인식되어 있던 것이어서 그런지 정말 신기하게 다가왔다.
도시에서는 풀을 보기란 쉽지 않다.
책을 본 후로는 어디를 가든 풀들 나무들을 먼저 눈여겨 살펴보게 된다.
혹시 알고도 모르는 풀을 책에서 본것들이 있지나 않나 하고....
며칠전에는 동네 공원에서 걷기 운동을 하다가 혹시나 요즘 관심있는
곰보 배추나 다육(아무곳이나 있지는 않겠지만) 을 볼수 있으려나 푸릇푸릇 고개 내미는 싹을 살펴보니
지나가는 아줌마가 "냉이가 있나보다"하고 지나가신다.
매스컴에서 시골로 귀농한 사람들이 산골짜기 살이를 하면서 소득원으로
멸종되어가는 곰보배추를 발견하고 발효 시키기도 하고 겨울에 고개 내밀때가 가장 효능이 좋다고 말려서
수입을 얻는다고 하는걸 봤다.
"아~~~저거 어릴적에 많이 본 풀인데..."하고는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진짜로 말려서 차로 팔고 있기도 했다...그 며칠후 친정 집에 가서 겨우 두포기 발견을 하니
어찌나 반갑든지 위의 사진은 검색해서 가져왔다.곰보배추는 말려서 차로 마시면 천식에 효능이 좋다고 한다.
경상도에서는 "문디 나물"이라고 한다며 큰 어머니께서 자꾸 코피가 난다고
병원 약을 드셔도 낫지 않는다며 곰보배추를 캐러 다니시길래 엄마가 조금 캐서 드렸단다.
코피에는 연근이나 부추가 최고라고 말씀드렸는데 어찌 좀 나으신지 모르겠다.
옛날 의학이 발달되지 않을때 우리 조상님들은 어떻게 이 풀이 또는 저 풀이 약효가 있는지 아셨을까?
수 없이 많은 풀들의 이름은 또 어떻게 그렇게 적절하게 지었는지?
배추는 어떻게 소금에 절여서 고추가루 양념을 해서 먹을줄 아셨을까?....
이것은 저것은.....지혜로웠셨다는걸 느낀다.
어제는 데이빗 핀처 감독에 브래드 피트가 베자민 역으로 나오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라는
영화를 봤다.
벤자민이 80살의 노인의 얼굴로 태어나 괴물이라며 아버지로부터 버림받으며
퀴니라는 여자의 손에 의해 자라면서 얼마 살지 못한다는 의사의 말을 깨고 데이지를
만나 사랑하면서 점점 건강해지면서 젊어진다 ...그리고 가정을 이루고 다행히 2세는 자신의 병을 물려받지
않고 건강한 모습으로 태어나지만 벤자민은 앞으로 점점 어려지는 자신이 정상적인 아버지 역할을 하지못한다는 걸 알고 가정을 떠나고 나중에 결국은 어린 아이로 변해 치매 현상을 보이며 아기가 되면서
아내의 품에서 생을 마친다는 베자민의 인생을 베자민 아내가 마지막 병상에서 딸아이에게 알려주는
이야기였다.
여기서 아쉬운게 베자민 일생을 끝나게 하지말고 아내와 나이와 모습이 비슷할때
병이 중단되게 의학의 힘을 빌어서 행복하게 살도록 하지 않고 죽게 되는 것이다.
거구로 일생을 살든 바로 살든
결국 사람은 온 곳으로 가기 마련이지만 자꾸만 벤자민 일생을 되돌아보게 한다.
꽃샘 추위가 올려나
날씨가 좀 추워진다더니 지금 밖에는 살짝 흐리다.
그래도
곧
봄은 아장 아장 걸어오겠지... ...
2009.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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