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좌충 우돌

열무를 해바라기라 우기는 아들

 "ㅇㅇ 아!~~~해바라기 잘 자라고 있니?"

"엄마 저거 해바라기 맞죠?~"

"ㅎㅎㅎㅎ나중에 해바리기 꽃이 피는지 보면 알겠지?"

"솔직하게 말해 줘~~~해바라기죠?~~"

이게 무슨 말이냐구요....ㅎㅎㅎ

아들 때문에 한참 웃은 이야기입니다.

작년 말쯤인가보다  새싹 키우기에 한창 빠져 있던 아들이 남은 씨앗을 한꺼번에 화분에다

쏟아부어서 키운다더니 ...봄이 되니 싹이 트기 시작하고 그중에

좀 성장이 좋은 녀석을 해바라기라고 화분에다 옮겨 달라고 했다.

따로 해바라기만 잘 키워보겠다고...

 

 

그래서 다른 화분에다  해바라기랑 성장이 좋은 열무 한포기를 옮겨줬었다.

매일 들여다 보며 물을 주더니 어느날

"엄마 왜 해바라기를 중앙에 안 심고 옆에 심었냐고?....한다.

분명 중앙에 심었는데 무슨 말이지?...하면서  다른 일을 다 하고 뭘보고 그러나 싶어서

베란다엘 나가보니 세상에나 중앙에 심은 윗 사진에 보이는

쬐그만 새싹만한 해바라기를 쏙 뜯어버리고는

해바라기만 키운다며 남긴 해바라기 아닌 해바라기 열무 한 포기가 저렇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저건 해바라기가 아니라 열무라니 해바라기를 뽑아버린 자신의 행동이 무안해서인지 아니면 이미

연약한 해바라기를 뽑아버린 것이 후회스러워서 그런건지 자꾸만 우긴다 해바라기라고...

그렇다....아이들 키가 멀대 같이 자라 커다랗고 이쁜  노란 얼굴을 한 해바라기만 자주 봤었고 기억도

해바라기 꽃만 하는지라 손가락 한마디 정도의 해바라기 모종을 어떻게 구별할 수가 있을까?

제법 잘자란 배추를 이제는 키워서 김치 담자고 한다 ㅎㅎㅎ

한포기는 저렇게 꽃대를 올리고 있다....씨를 받아서 내년엔 밭떼기를 만들어볼까나~~~ㅎ

늘상 사계절의 자연과 함께 자란 우리들이야 긴긴 겨울이 지나고 푸른빛을 발하며 싹이 트는 풀한포기도

신기하고 반갑지 요즘 아이들이야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신기함 정도가 우리와는 많은 차이가 있는 듯 하다.

 

예전에는 이맘때쯤이면 봄소풍을  무조건 산으로 들로 나가서 자연속에서 보물찾기,장기자랑으로 하루 즐겁게 보냈는데

요즘 아이들은 문화재, 놀이 공원 ......보고 느끼고 대하는게 다른 세상이니 어쩔 수가 없는 걸까?

열무를 해바라기라 우기는 녀석이 지금 봄소풍을 갔다. 공주로... ...

 

'[삶] > ♣.....좌충 우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런~~이런~~  (0) 2009.06.14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평정심  (0) 2009.05.29
대체 이게 그렇게 재미 있을까?  (0) 2009.02.10
리모콘  (0) 2009.01.14
연을 쫓는 아이  (0) 2009.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