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우리집은
유난히 두꺼비집이 잘나갔다.(그때는 이렇게 표현했지)
전기가 약한탓인지 뻑하면 끊어져서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그럴때면
우리집에는 끊어진 두꺼비집을
손볼 사람이 없었지....
옆집에는 아들 삼형제가 있었다.
우리집이 컴컴해질때면 언제나
그 아들들의 힘을 빌었었야 했다.
고맙게도 남자들이라 척척 뭐든지 잘고쳐주었다.
이십년이 지난 지금 또 다시
우리는 중년이 된 옆집 아들들의 손을 빌고 있다.
추석에도 가스가 다 되어서 연결해줄 사람이
필요했다....이제는 연결할 남자는 있었지만 자리가
부재중이라....
남자들 술먹고 늦게 귀가하면 싫어지고
알아서 척척 해주지 않아도 싫어지고
아이들에게 관심 덜 가져줘도 싫어지고
쉬는 날 하루종일 쇼파하고 씨름하는 모습을 봐도 싫어지고
반찬 투정해도 싫어지고 ...살면서 때때도 이쁘기도 귀찮기도 하지만
남자의 힘이 필요할때면 정말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들이기도 하다.
이왕 남자로 태어났으면
가장 멋지게 (겉모습이 아니라) 살아가는 남자의 일생으로
울 아들은 걸어가길 바래본다.
'[삶] > ♣.....유년시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잊혀지지 않는 추억2 (0) | 2012.09.19 |
---|---|
잊혀지지 않는 추억(1) (0) | 2012.08.29 |
수학여행 (0) | 2011.01.27 |
달래 된장국 (0) | 2010.11.15 |
이삭줍기 (0) | 2010.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