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고향의 집 뒤에는 동네에서 유일한 대나무밭이 있었다. 대나무가 그다지 굵고 크지는 않았지만 해마다 봄이면 죽순이 뾰족뾰족 봄임을 알렸다. 그리고 죽순과 함께 달래가 많이 자생하고 있었지 작은 방 아궁이에는 매일 저녁마다 쇠죽을 끓였다. 깔비를 불쏘시게 삼아 솔방울도 넣고 나무도 넣었지 센 화력은 쇠죽을 끓이고도 충분했었다.
쇠죽을 끓이고 난 후 잿불에다가 엄마는 늘 냄비에 쌀을 씻어 밥도 하시고 또 다른 냄비에는 된장을 풀어넣고 대나무 숲에서 금방 캐온 부드러운 달래를 한웅큼 넣고 맛있는 된장 찌개를 끓여주셨다. 엄마와 단둘이 마주앉아 먹는 그맛은 두고 두고 기억에서 살고 있다. 매일 그렇게 해 먹어도 질리지 않는 그 맛 지금도 늘 된장을 끓이지만 그맛을 내기란 쉽지가 않다. 물론 입맛도 세월따라 많이 바뀌었지만 말이다. 가끔 친구들 데리고 와도 엄마는 그렇게 숫불에 냄비밥이랑 된장을 해주셨는데 먹어본 친구들은 두고 두고 된장 이야기를 했었지 대나무밭 달래는 그렇게 봄내내 우리집의 맛있는 밭찬으로 밥상위에 올랐다.
세월이 훌쩍 뛰어 넘어 지금도 그곳에서 엄마는 홀로 사신다. 대나무 역시 아직 있지만 그 숲에 달래는 있는지 모르겠다. 왜냐하면 마당 한쪽 귀퉁이에다가 지금은 달래씨를 뿌리시기 때문에 구지 대나무밭을 뒤지지 않아도 되니까 엄마는 내 어릴때의 추억과
함께 내 고향에서 사신다.
날씨가 추워지는 오늘따라 엄마가 궁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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