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첫 눈 오는 날 어째 아침부터 학교도 서두르고 너무 기분 좋아하더니 지나가다 살짝 친구를 스쳤는데 미안하다고 사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먹부터 날아온 흔적 벌겋게 부어올라 있고 충혈 되었었다. 날씨도 엄청 추운데 한번도 아니고 배에도 퍽~~눈에도 퍽~~하필이면 피할시간도 없이 날아온 주먹이 눈이다 그것도 1학년때 책상 모서리에 부딪혀서 꿰맨적이 있는 눈... 일어나지 않은 일에 앞서서 걱정 할 필요는 없지만 정말 눈속에라도 상처가 났다면 어쩔 뻔 했을까? 생각하니 ... 이건 아이가 엄마에게 일부러 친구의 잘못을 이야기 하지 않아도 뻔히 보이는거라 얼마나 속상한지...
안그래도 멍이 잘드는 아이인데 지난달 학교 운동장의 찢어진 축구 골대 그물망에 걸려 넘어지면서 허리며 다리며 생긴 멍자국이 채가시기도 전에 첫눈오는 날 기념처럼 훈장을 달고 왔다.
때린 아이가 같은 아파트 1층에 몇달전에 이사온 친구다. 처음에 아이의 얼굴을 봤을때 기분은 당장 찾아가 그 엄마에게 보이고 싶었지만 아들이 참자고 한다. 그 아이도 그 집에서 귀한 아들일텐데 화난상태에서 혹시 상처의 말을 줄 수도 있고 이럴때는 참자니 화가 나고 참 어떻게 풀어야 할지 난감하다.
내 마음도 풀고 아이의 마음도 풀어줄겸 지난달 약속했던 영화 관람을 그 눈으로 그 추운날씨에 다녀왔는데 아침에 아이의 상태를 보니 아직도 살짝 부어있다. 어젯밤이나 아침이나 아빠가 볼새라 숨기기 바빴다. 우리집은 아빠가 그냥 지나가지 않는 날이 아이가 상처가 났을때이니... 아빠가 어릴때 국수 뽑아내는 기계에 손이 달려들어가서 다친 경험이 얼마나 큰 쇼크인지 변함없는 아빠의 반응이다.
안봐도 뻔한 사태를 막고자 길고 덥수룩한 머리 컷 좀 하자고 해도 안 하고 밤새 얼음 찜질하고 감추기에 급급하지만 아이의 얼굴을 보자니 영~~~기분이 ~~~
아들아! 너의 몸 스스로가 잘 보호해야 할 책임도 있느니라~~~
정말이지 어느 집이나 정말 정말 자식 잘 키워야 하는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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