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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라일락 향기

연중행사

 

날씨가 많이 추워진다는데 하필이면 오늘 오신다고...

며칠전에 시어머님 전화 "야야~! 내가 몸이 좀 안좋아서 대구 큰 병원에 가볼란다"

아이쿠~~~

우째 이번 방학때는 조용하신다 싶더니 자꾸 불안한 마음이 여기 있었나보다

몇년째인지도 모르겠다.

해마다 아이들 겨울방학 하기가 무섭게 병원을 다녀가시는 시부모님들

입원에 수술에... ...또는 마음병

 

스스로 챙겨서 미리 미리 검사 받아보시는 건 좋은데

막상 큰병원에서 몇시간씩 며칠씩 기다려서 검사해보면 신경성 ...

"어머니 어디가 어떠신데요?"

"옆집에 할마시가 나보고 치매 2단계라 안카나? 자꾸 했는말 안했다고 하고 금방 한말

기억 못하고 한다고 심장도 상하고... ... "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 ~~~이건 또 병원가보나 마나 스스로 만드신 병이구나 싶었다.

그래도 어쩌랴  본인이 원하시는데

인터넷 검색해보고 지치는 대학병원 말고 잘 보는 곳이 없을까?하다가 정류장에서 가까운 병원에

가서 진료 받아보고 ct 찍어보고 다 해보니 깨끗하시단다.

 

의사선생님께서 진료 시작전에 세가지를 말씀하시면서 기억하시라고 한다.

그리고는

진료 끝날 즈음에 아까 말씀 드린 세가지가 무엇이냐고 물어보시는데

어머님 한참 더듬거리시더니 "뭐~~소나무, 그다음에는 모르겠소"하신다.

아뿔사 ~~어머님은 그정도면 정상적인 노인들의 기억력이라시는데

옆에서 단디 들은 나는 ...나는 ...소나무,사과....그 다음에 한가지 생각이 안 난다.

큰일이여~~~이거 내가 검진 받아봐야하는 거 아닌지 몰러 지금 이글을 쓰는 이시각에도

생각이 나질 않는다. 이럴수가 ~~~

 

어쨋든 검사를 했으니 ...다행이다....마음이 놓인다.

 

"어머니 아무것도 들고 오시지 마세요 무겁기도 하고...."

"알았데이~~"하시더니

두부,콩나물 ,비지,청국장,고사리....작은 박스 하나를 만들어 들고 오셨다.

못살아 정말~~~이걸 들고 병원가야하는데....

집으로 돌아와 잠시 들른 아들의 배웅을 하신다고 엘리베이트를 두고 계단으로 따라 나가시는

아버님을 아무리 말려도 내려가셔서 뒤따라 나가신 어머님도 안올라오길래

아이를 내려보내려는 찰나 들어오시는데 목소리가 심상치않다.

 

그새 우리 아버님 계단 내려가시다 넘어지셨다며 들어오신다.

"어디 다치신데 없으세요 ?"하며 살펴보니

바지를 걷어 올리시는데 살짝 찢어져서 피가 묻어난다.

얼른  연고를 발라 드리고 밴드를 붙여드리고는 병원가서

꿰메자고 해도 "냅둬라 개안타~~"하신다.

에고 덧나지 않고 잘 나으셔야 할텐데...

 

어제 저녁 드시고  약 드시고 피곤하셨는지  두분이 다정스레

주고 받는 코고는 소리만 들리는데 자꾸만 아버님을 살펴보게 되었다.

혹시 넘어지시면서 다른곳이라도 충격이 있지는 않았나 싶어서... 잘 주무셨다.

사시는 날까지 지금 이대로만 맑은 정신으로 마음 편히 사셨으면 하는 바램이다.

 

낮에 시골 가신 어머니 읍에서 아버님 결국 다리 다친곳에 꿰메셨다고 하시길래

올해 액땜 다 하셨으니 건강하실거라 했더니 허허 웃으신다.

 

올해 2009년 연중행사를 이렇게 마쳤다.

다행이다 더 긴 병원행이 아니어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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