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작은집 마당끝에는 이모집 밭이 있었다.
그 밭가에는 개복숭아 나무가 한나무 서 있었고 해마다
봄이면 진하디 진항 분홍꽃으로 즐겁게 하다가
여름이면 복숭아가 불그레 익어갔다.
관리를 하지 않아서 그런지 온통 벌레가 먹은 것이지만
밤에 모르고 먹으면 이쁘진다는 말을 그때 처음 들었다.
개복숭이라도 그런대로 맛났다.
우리집 앞 낙동강 건너 산꼭대기에는 복숭아밭이 있었다.
어릴적 나는 도저히 가보지 못하는 곳으로 알고 있었고
저기도 사람이 가는지 늘상 궁금했었지
저녁이면 전등불빛이 새어나오는 도깨비라도 사는 줄 알았다.
그런데 어느날 엄마가 복숭아를 사오셨다고 부엌 살강에
올려놓았으니 먹으라고 하셨다.
어찌 그리 맛있던지 그동안 보아왔던 개복숭아하고는
차원이 달랐다.
언제가 집 뒷산 마을분의 밭에 복숭아 나무가 아주 많이 심어졌다.
이미 알고 있는 그 맛의 유혹에 못이겨 친구랑 콩닥거림의
가슴을 안고 딱 한개씩 몰래 따먹던 기억과 함께
옆집 아지메의 심부름으로 보리쌀 갖다주고 언니랑
복숭아밭에 가서 사와 실컷 먹었던 기억도 복숭아가
익어가는 요즘 새록 새록 떠오르는 추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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