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면 엄마는 온갖 씨를 집주변으로 뿌려셨다. 그중에 가장 애닮게 한 것은 가지랑 오이 손가락만한 길이만큼 자라면 군것질꺼리가 없던 때라 엄마는 반찬을 하기위해 잎으로 감추기 바쁘셨고 나는 찾아 따먹기 바빴다.
시골에서는 특별한 반찬이 없으니 모든게 자연에서 나오는 것들이라 타작을 하거나 농사일에 바쁜날은 다른사람들과 품앗이로 반찬에 신경을 쓰신것이었다.
언젠가부터 집앞의 밭에는 동네 농민후계자로 농사를 아주 잘짓는 동네 오빠의 처음으로 도입한 하우스안에는 오이가 주렁주렁 그동안 엄마가 심었셨던 짧고 통통한 물외가 아니라 가시오이였다.
어느날 엄마가 자취하는 언니에게 가셨던 날 밤 동네 무서마들의 시끌법적한 소리에 친구와 나가보니 무서마들이 큰그릇 가득 오이서리를 해온것이었다. 우리는 시골에서는 흔히 있던 서리인지라 크게 잘못된 생각보다는 오이를 실컷 먹기 바빴다. 그리고는 완전 범죄를 위해서 껍질을 집뒤 대나무 숲속으로 던져 버렸다. 동네 오빠는 없어진 오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다음날 동네는 조용했었다.
그렇게 우리들은 늘 잼나는 일거리를 찾았었다. 지금도 오이만큼은 반찬이 아니라 그냥 먹는걸 좋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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