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이랑 9일은 이방장날이었다. 장날이면 어른들은 깨끗한 옷을 입고 곡식을 팔거나 사기도 하고 농기구 그리고 반찬들은 샀었다. 정성껏 키운 곡식을 이고 나룻터에서 여러사람이 모일때까지 기다렸다가 한꺼번에 타고 노를 젖어 건너쪽 뚝길에 내려서 경남쪽으로 한참을 걸어 장 어귀에 들어서면 상인들은 이만큼 나와서 이고 있는 곡식을 냅다 빼서 이고는 앞서 자기의 노전이 있는 곳가지 가서는 흥정을 하기도 한다. 잘 성사가 되면 어른들은 목돈을 들고 장을 보기도 한다.
그 시절 장날이면 엄마따라 가는 재미에 빠졌었다. 겨울이면 한접시에 200원 하던 잡채를 사주시고 명절이면 어쩌다 빨간 티셔츠를 얻어 입기도 하던 장날
어쩌다 가끔씩은 귀한 갈치를 사오신다. 그러면 나는 수돗가에 앉아 다듬어 놓으면 저녁 무렵 엄마가 맛있게 찌게를 해주시곤 하셨다. 그때는 그 장이 얼마나 볼거리도 많고 신기하고 넒기도 했었는데 중년인 요즘 가끔씩 들러보면 시장이 조그만하고 장도 섰다고 할 수 없을 만큼 작아져 있다. 그래도 어릴적 그 추억들이 묻어있던 곳이라 나는 눈으로 여기 저기를 더듬어 보곤 한다.
그리고 앉아서 기다려 선지국 한 그릇에 허기진 추억을 다시 담고
아직도 그 자리에서 국화빵를 굽는 할머니의 주름살에
세월을 느낀다. |